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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다쳤을 때, 나도 화가 났다.

by 행복한맛여행 2024. 11. 18.

오늘 아이가 밖에서 뛰다가 그만 넘어져 울기 시작했다. 순간 “괜찮니?”라는 말이 먼저 나와야 했는데, 나도 모르게 화난 목소리로 “몇 번이나 조심하라고 했지?” 하고 말해버렸다. 아이가 다쳤는데도 위로하기보다는 화부터 내는 내 자신이 낯설고 당황스러웠다. 아이에게 이렇게 화를 내고 나니 마음이 쓰리고 자책감이 밀려왔다.

생각해보면 내가 화가 난 이유는 단순히 아이가 넘어져서 다쳤기 때문이 아니었다. 사실 그동안 ‘뛰면 다친다’고 여러 번 이야기했는데, 또 같은 일로 넘어지는 모습을 보니 실망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아무리 주의를 줘도 효과가 없다는 무력감과 ‘아이가 또 다쳤으니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복잡하게 얽혀 결국 화로 터져 나온 것이다. 가만히 돌아보니 결국 아이에 대한 염려가 나를 불안하게 만들고, 이 불안감이 곧바로 분노로 바뀌었던 것 같다. 이 상황을 통해 나 자신이 아이의 안전에 대한 걱정과 함께 감정적으로도 불안정한 상태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다음에는 이런 상황이 생길 때, 아이에게 화를 내지 않고 좀 더 차분하게 반응하기 위해 몇 가지를 실천해 보기로 했다. 우선 아이가 다쳤을 때 화가 치밀어 오를 땐 순간이라도 심호흡을 한 번 하기로 했다. 호흡을 고르면서 나의 흥분된 마음을 조금 가라앉히는 것이 우선일 것 같다. 그 다음에는 아이의 아픔과 두려움을 먼저 이해하고 달래주는 데 집중하기로 다짐했다. 다친 상황에서는 아이가 아프다는 감정에 몰입할 수밖에 없으니, 다그치기보다는 아이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게 더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아이가 스스로 위축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말도 나중에 상황이 진정된 후에 차분히 전달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나 역시 부모로서의 감정 조절이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부모도 완벽할 순 없지만, 아이가 다쳤을 때 순간적인 감정을 조절해보려는 노력은 분명 가치 있는 일인 것 같다. 오늘부터는 다짐해본다. 아이가 다칠 때 ‘내 감정보다 아이의 마음을 먼저 살펴보자.’는 마음으로 나 자신을 돌아보려 한다. 부모의 한마디가 아이에게 어떤 감정을 남길 수 있는지 다시금 생각해보며 조금 더 나은 부모가 되기 위해 하루하루 노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