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이가 밖에서 뛰다가 그만 넘어져 울기 시작했다. 순간 “괜찮니?”라는 말이 먼저 나와야 했는데, 나도 모르게 화난 목소리로 “몇 번이나 조심하라고 했지?” 하고 말해버렸다. 아이가 다쳤는데도 위로하기보다는 화부터 내는 내 자신이 낯설고 당황스러웠다. 아이에게 이렇게 화를 내고 나니 마음이 쓰리고 자책감이 밀려왔다.
생각해보면 내가 화가 난 이유는 단순히 아이가 넘어져서 다쳤기 때문이 아니었다. 사실 그동안 ‘뛰면 다친다’고 여러 번 이야기했는데, 또 같은 일로 넘어지는 모습을 보니 실망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아무리 주의를 줘도 효과가 없다는 무력감과 ‘아이가 또 다쳤으니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복잡하게 얽혀 결국 화로 터져 나온 것이다. 가만히 돌아보니 결국 아이에 대한 염려가 나를 불안하게 만들고, 이 불안감이 곧바로 분노로 바뀌었던 것 같다. 이 상황을 통해 나 자신이 아이의 안전에 대한 걱정과 함께 감정적으로도 불안정한 상태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다음에는 이런 상황이 생길 때, 아이에게 화를 내지 않고 좀 더 차분하게 반응하기 위해 몇 가지를 실천해 보기로 했다. 우선 아이가 다쳤을 때 화가 치밀어 오를 땐 순간이라도 심호흡을 한 번 하기로 했다. 호흡을 고르면서 나의 흥분된 마음을 조금 가라앉히는 것이 우선일 것 같다. 그 다음에는 아이의 아픔과 두려움을 먼저 이해하고 달래주는 데 집중하기로 다짐했다. 다친 상황에서는 아이가 아프다는 감정에 몰입할 수밖에 없으니, 다그치기보다는 아이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게 더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아이가 스스로 위축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말도 나중에 상황이 진정된 후에 차분히 전달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나 역시 부모로서의 감정 조절이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부모도 완벽할 순 없지만, 아이가 다쳤을 때 순간적인 감정을 조절해보려는 노력은 분명 가치 있는 일인 것 같다. 오늘부터는 다짐해본다. 아이가 다칠 때 ‘내 감정보다 아이의 마음을 먼저 살펴보자.’는 마음으로 나 자신을 돌아보려 한다. 부모의 한마디가 아이에게 어떤 감정을 남길 수 있는지 다시금 생각해보며 조금 더 나은 부모가 되기 위해 하루하루 노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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