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이들과 함께 영화 와일드 로봇을 보았다. 아이들이 극장에 갔다가 우연히 예고편을 보고는 꼭 보고 싶다고 졸라서, 마침 VOD로 나온 김에 가족 모두가 함께 시청하게 되었다. 기대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고 감동적인 내용에 빠져들었다. 중간중간 마음이 찡해지고 눈물이 나올 뻔했지만, 아이들이 옆에 있어서 꾹 참았다.
와일드 로봇의 이야기는 감정이 없는 차가운 로봇이 우연히 새끼 거위를 돌보게 되면서 시작된다. 이 로봇은 원래 감정이 없고, 단지 논리적이고 효율적인 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된 존재이다. 하지만 새끼 거위를 키우는 과정에서 서서히 변화하며 인간적인 감정을 배워 나가는 모습이 굉장히 따뜻하게 그려졌다. 마치 처음 엄마가 된 사람이 아이를 돌보면서 사랑을 느끼고 부모로서 성장해 나가는 모습과도 비슷해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이 로봇은 거위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제공하려고 노력하며, 때로는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기도 한다. 로봇이 서툰 듯하면서도 점차 자신만의 방식으로 거위를 돌보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다.
거위가 성장하면서 사춘기와 같은 시기를 겪고, 로봇과 갈등도 일어난다. 이 모습은 마치 우리 아이들이 크면서 자아를 찾아가는 모습과 닮아 있어 더욱 공감이 갔다. 영화는 단순히 귀여운 동물과 로봇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성장과 가족의 의미를 상기시키는 이야기로 느껴졌다.
특히 감동적이었던 장면은 새끼 거위가 자신을 키워준 로봇이 사실은 자신의 어미 거위가 죽게 된 계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로 인해 거위는 크게 실망하고 떠나려 하지만, 결국 자신이 살아남은 것이 로봇 덕분임을 깨닫는다. 영화 속에서 “어쩌면 인생이란 그렇게 뜻밖의 일들 덕분에 흥미로운 것일지도 몰라”라는 대사가 나와 감명을 받았다. 이러한 상황을 통해 영화는 우리에게 용서와 받아들임의 메시지를 던진다. 과거를 모두 바꿀 수는 없지만, 그로 인해 얻은 소중한 관계와 경험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이 영화는 단순히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넘어, 어른들에게도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의미 있는 영화였다. 부모와 자녀 관계, 성장, 용서와 같은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며 가슴 깊이 다가오는 감동을 준다. 꼭 한 번쯤은 봐야 할 영화이며, 아니 두 번, 세 번을 봐도 매번 새로운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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