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6세 아이의 유치원 퇴소 이야기

by 행복한맛여행 2024. 11. 7.


6세 아이가 유치원을 퇴소했다. 이 아이는 만 4세가 되던 해 첫 기관인 유치원에 입소했다. 아이가 유난히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싫어해, 그 전에는 어린이집도 보내지 않았다. 나 역시 만 3세까지는 애착 형성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아이와 함께 지내기로 했다.

하지만 우리 아이는 하나가 아니라 쌍둥이였다. 쌍둥이 육아를 혼자서 거의 4년 가까이 감당하다 보니, 나 역시 지칠 대로 지쳤다. 원래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하던 나는 어느 순간 양육의 기쁨을 넘어 번아웃 상태에 다다르게 되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유치원에 가야겠다고 결심했고, 유치원 생활을 시작하게 했다.

유치원 첫날 아침, 아이는 가기 싫다고 울었지만, 하원할 때는 신나게 돌아왔다. 이후 적응을 잘하며 매일 즐겁게 다녔다. 처음엔 9시부터 1시까지만 다니다가 6세가 되면서 9시부터 5시까지 길어진 일정에도 문제없이 적응했다. 하지만 두 달쯤 지났을 때, 아이는 점점 유치원에 가기 싫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작은 계기는 있었다. 며칠 동안 유치원에 가지 않거나 일찍 하원하는 날이 생기면서, 아이는 유치원이 ‘꼭 가야 하는 곳’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 이후로 “왜 꼭 유치원에 가야 하냐”는 질문과 함께, 유치원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이가 유치원을 싫어하는 이유를 하나씩 말하기 시작했고, 그때마다 주변에서는 “그래도 보내야 한다”는 말이 돌아왔다.

그러나 나는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기로 했다.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에게 유치원이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며, 지금 이 시기에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이 나에게 가장 가치 있는 일이란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유치원의 정식 절차를 거쳐 퇴소를 결정했다.

주변에서는 이 결정에 놀라워하며 “큰 결정을 했다”는 말과 함께, 자신은 결코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그런 반응에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동시에 나는 아이와 함께하는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고 감사했다.

육아가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라는 점에 공감한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하며 매일 소중한 순간을 쌓아가는 것이 지금 내게 가장 의미 있는 일이다. 이 블로그는 나의 소중한 육아 일기장이며, 아이와의 시간들이 오래 기억에 남기를 바란다.